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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미국유학

짧은 6개월간의 미국 생활을 정리하며..


젊은(?) 마음에 약간의 객기와, 살면서 인생에 한번쯤은 동경하는 외국에서의 삶.. 그리고, 그곳에 가면 찾을 수 있을것 같은 내 미래에 대한 어떤 고민, 생각,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2009년 이 맘때쯤.. 미국에 가보자고 결심을 했었다. 3~4개월간의 정보, 고민, 일정계획들을 구상했었다. 그때까지는 마음의 준비도 되었고, 계획대로 다 될줄 알았다....


한국에서 서른 둘이라는 나이는, 안정궤도 진입 전단계로, 그저 앞만보고 열심히 달려도 시원찮을 때이다. 이런데, 무슨 마음으로 떠날 생각을 했을까.. 주위에서는 부러움반 걱정반 이었다. 돈벌러 외국에 나가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한국에서 당연하게 누리던것을 박차고 떠난다는 용기를 가진것에 대한 부러움과, 실패를 하고 돌아와서 다시 한국에서 그 힘든 백수생활을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일 것이다. 나도 그건 잘 안다. 나도 누구보다 내 미래에 대해 고민을 많이하고 걱정하고 있으니...

그래서, 내가 한국을 떠나기위해서는 어떤 명분이 필요했다. 뭔가 그럴듯한 이유...
왜냐하면, 다른사람 같았으면 결혼할 나이에 시간, 돈을 낭비하는것이 어쩌면 일탈행동으로 받아들여 지기때문에, 주위에서 만류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스로 이미 내린 결정을 행동으로 옮기기 전부터 스스로 비관적으로 생각되지 않기위해서라도, 좋은 의미의 도전이고 싶었다. 그래서, 준비도 나름 꼼꼼하게 했다. 비행기를 타기 전날까지 그곳에서의 생활을 어떻게 할것이며, 인터넷을 통해서 이것저것 정보도 구하고, 내가 세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일정들도 수첩에 기록했었다... 난 내 의지와 계획만 있으면 내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고 기쁜마음으로 한국에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론적으로, 6개월간의 외국 생활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두려움, 문화적 차이는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내 의지를 꺾기에 충분했다. 아니.. 내 의지가 이곳에서 적응하기엔 약했다고 볼 수 있다. 말로나 글로만 보던 이국에서의 생활은 우리가 TV나 드라마에서 보는것처럼 절대 로맨틱하지는 않다는 것을 한달도 안되서 느꼈고, 내가 한국에서 평소에 당연하게 누리던 것들이 얼마나 소중했던가도 군대 제대이후에 다시 느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상은 그럭저럭 의지와 설렁설렁 계획만으로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입국하고 초반에는 열심히 하려고 했다. 한 4개월동안은 열심히 했다. 그 이후부터가 문제였지만...
첫 시험에 좌절, 식생활, 날씨, 주위 사람들... 모든것이 내 인내의 한계쯤에 올때쯤부터 내 의지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고, 이내 마음을 접기 시작했던것 같다.

아마, 다시는 이국에서의 생활은 동경하지 않을것 같다. 목표달성을 하지 못한것이 내 의지력 부족이니만큼 다시 반성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한것은 아니다. 다음에는 다른 방법으로 도전을 해보려고 한다.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내일모레 한국에 들어간다. 이제 돌아가면 다시 내 원위치로 돌아가, 내가 부족한것, 내가 찾아야할 다른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