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ssay/Books

서른다섯의 사춘기



여기 미국에 올때, 한국에서 사서 가져온 책이다. 마음이 흐트러질때 이런 심리해설(?) 서적은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느꼈던 마음의 상태를 이런 책을통해 진단해 볼수 있기때문이다. 나와 같은 나이또래라면 다들 비슷한 마음이 들거라 생각해서 이 책을 골랐다.
음.. 30대 초중반의 여성이 읽으면 와닿을지 모르겠다. 책의 내용들이 30대중반의 현대 여성들이 고민하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기때문이다. 그렇다고, 나같은 30대 초반의 남성이 읽으면 별 도움이 되지는 않을것 같다...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여성이 하는 고민과 남성이 하는 고민에 차이는 있겠지만, 기본적인 자신의 꿈과 이상에 대한 두번째 사춘기는 항상 이 나이때에 찾아올것이라는 생각에서 공통적인 부분이 있기때문이다.

아직 책을 다 읽지는 못했다. 이런책은 한자한자 마음속으로 곱씹으며 내상태와 비교해가며 읽고 싶기때문에...ㅎ
그래도 첫장부터 왠지 끌리는 글귀들이 많다. 잠시 일부분을 옮겨본다.

내 삶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
서른이 넘은 나이는 아직 끝나지 않은 청춘의 끝을 잡고 달콤한 인생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때이다.
한편으로는 다른 삶으로의 전환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더는 미루지 못하고 '세상에 대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가장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때에 이른 것이다.
'내 인생은 어디로 가는 걸까? 여기서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 10년 가까운 세월을 하루에 12시간씩 일해온 반복되는 이 삶이 성실성이라는 미명아래 점점 더 좋아질 거라고 믿었건만, 이제 내 삶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결국 직장은 거대한 미로같고, 난 그 안에서 길을 잃고 헤매면서 오도 가도 못하는 것이다. 이러다 서른 몇이라는 나이가 모래 무덤이 되어 허우적거리다 질식하는 것은 아닐까?'
직장에서 어떤 직함을 얻느냐에 따라 자기가 마치 대단한 사람이라도 되는 것인 양 여기며 그것을 목표로 살아왔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내가 저 사람보다 나은지 못한지, 늘 경쟁가를 염두에 두고 하루종일 일에 목매며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 그런데 이것도 아닌가 보다. 자꾸 내 약점은 고개를 들고, 어디를 어떻게 땜질해야 하는가, 이제는 밑천이 바닥나는 느낌이다. 삶이 고장 나버린 것같다. 열심히 일한 것에 대한 대가는 더 산더미같은 일로 돌아왔고, 더 열심히 일할수록 만족감을 얻기보다는 자꾸 갈팡질팡한다. 꿈에서도 직장 일과 동료들이 등장하는데, 그 내용은 흐뭇하고 자랑스러운 것이 아니라 아쉽거나 억울하거나 분통이 터지는 것들이다.
이건 아닌데....
다 놓아버리고 도망치고 싶다는 간절함이 밀려온다.


내가 느꼈던 것들을 이 사람도 겪은걸까...
'넌 나랑 이야기하면 잘 통하겠다..'라는 그런 느낌을 확! 받는다...
몇페이지도 넘기지 않은 부분에 이런글이 있어서, 왠지 이 책이 끌린다...

'Essay > Book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격의 탄생  (2) 2010.08.17
Waterfront by Phillip Lopate  (0) 2010.06.14
삼성을 생각한다.  (0) 2010.02.12
조혜련의 미래일기  (0) 2010.02.12
서른살, 진짜 내 인생에 미쳐라  (0) 2009.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