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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하루

인생의 갈림길에 서다



내 인생의 1/3을 살았다.
남은 2/3삶은 어떤 삶을 살까.
내 인생의 중대한 선택의 갈림길에서 아무것도 쓰여지지 않은 이정표를 보며, 또다시 걱정이 태산이다.
정해진 길은 없다. 더군다나, 아무도 그 길이 올바른 길이라고 가르쳐 주지도 않는다.
오직 선택과 판단은 내 몫이다.

간혹 TV에서는
자신이 수십년간 쌓은 모든것을 버리고, 승복을 입고 절로 들어간 외국인 공학박사...
환갑을 넘겨 은퇴를 한 후에도 꿈을 위해서 외국으로 유학을 가는 판사...
나와같은 나이 서른에, 새로운것을 갈망하여 공부하겠다고 일본 유학길에 오른 계약직 공무원....
잘 나가던 직장을 박차고, 세계여행을 하며 사진을 찍고, 글을 쓰며, 진정한 인생이 뭔지 찾겠다던 용기있는 아나운서...

흔치않은 선택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곤 한다.
이런 사람들의 큰 결심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금전적, 시간적 여유있는... 가진 사람들의 그저그런 인생 즐기기?
혹, 그들과 다른 목표,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들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위해서, 또는 자신의 진정한 삶이 무엇인지 아는 '외로운 자유인'이라고 나는 부르고 싶다.
아마 저런 선택을 했을 당시에 주위에서 적잖은 반대와 만류에 머리가 빠질정도의 고민을 했을것이다.
물살을 타고가는 배를 타면 편하게 살 수 있을것을... 굳이 힘든 비포장도로 위를 맨발로 가려는 이유를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것이다. 아니,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을것이고....
그 누구도 자신의 입장에서 그 결정에 박수를 보내주는 이가 없어서 많은 외로움을 느꼈을것이고, 자신의 판단을 끝까지 밀고 나갔기에 자신 스스로 주변에 얽매지않는 결정을 내렸기때문에.....

어떻게 찾아온 인간이라는 생명체로 태어나 부여받은(?) 시간인데...
그 넓은 세상을 다 보지도 못하고, 경험해보지도 못하고 죽을 수도 있다니.. 너무 아까울것이다.

남은 내 2/3인생...
아마 내가 사지멀쩡하게 내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는 시간은 1/3이 될까?

제 2의 새로운 인생을 위해 가진 모든것을 배팅해야 하는 큰 결심을 해야할 시점이 적어도 한번은 있다면..
그 시점이 바로 지금이 아닐까 싶다.

그저그런..
서른에 결혼해서 애낳고, 회사일에 치여서 인생의 낙이라곤 찾아볼 수 없고, 언제 짤릴까 전전긍긍하며 불안하게 환갑이라는 나이에 도달하였지만, 이 넓은 지구라는 땅에 내꺼라곤 30~40평 남짓되는 아파트 한채와 차 한대가 전부고, 이제는 나의 조언도 구시대적 사고방식이라며 핀잔만 주는 자식녀석.. 내 말 벗은 말없는 술 뿐이고, 쉴곳은 동네 뒷산뿐이며, 시간이 흘러갈수록 듣지 않는건 내 팔과 다리 뿐만은 아닐진데... 내 젊을적 꿈은 뭐였는지 기억도 안나고, 지금이라도 이루자고 결심하니.. 늙은 노인네가 쓸데없는 일 벌인다고 한소리만 듣는.... 그저그런 인생을 살기가 싫다....

그래서, 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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