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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생각

환경이 그렇게 만든다.



원래 그런 사람은 없다. 

태어나자마자 파란색을 좋아하는지, 빨간색을 좋아하는지.. 한식을 좋아하는지 양식을 좋아하는지, 착한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책 읽는것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태어날때부터 가진 천부적인 소질이라는 건 없다. 환경이 그렇게 만들었다.

책을 자주 읽도록 교육을 받을 아이들은, 커서도 손에서 책을 놓는것을 싫어한다.
예비군복만 입으면 사람이 껄렁해지고, 지나가는 못생긴 여자만 봐도 그냥 '여자'라고 호들갑떤다.
어렸을때 부모가 일찍 돌아가시면, 빨리 어른이 된다.(사고나 행동이 어른처럼 변한다.)
부모가 고등교육을 받으면, 자식도 그와 같은 고등교육을 받을 확률은 크다.
어른을 보면 먼저 인사를 해야한다.
밥먹을때 어른이 먼저 수저를 들면 자기도 밥을 먹기 시작한다.
좋은 대학을 나온 사람들 주변에는 성공한 사람이 많다.
등등...

우리 살면서 느끼고 행동하는 거의 모든 것들은 그렇게하도록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神)이 만들었나?... 절대 그렇지 않다... 모든 것은 환경이 만들었다고 본다.
내가 그런 가치관을 가지도록 교육받은 것이고, 그렇게 생각을 가지도록 사회그룹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원래 그런건 거의 없다.

이런 의미에서 환경의 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만하다.
단순히 자연환경의 변화부터 주변 사람들... 심지어 내가 잠을 자는 방바닥, 공부하는 책상마저도...
대부분이 자신에게 알게 모르게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교육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공부를 잘 할 확률이 크다. 그런 환경에 남들보다 오래 노출되어 있기때문이다. 성인이되서 직장에가도 마찬가지다. 팀 분위기에 따라 같은 일을 해도 효율에 차이가 많이난다. 군대식 상명하복체계의 업무 분위기는 개인에게는 발전이 없다. 대신 결과는 상관의 결정력에 따라 빠르고 정확하게 나온다. 하지만, 한가지 명령에 한가지만 처리할 뿐이다. 대화와 토론, 공유가 잘 이루어지는 분위기, 서로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율스러운 분위기는 때론 일정에 맞춰서 일을 끝내지는 못하지만, 아이디어가 참 많다. 어떨때는 더 빨리 끝날때도 있다. 그리고, 생각이 토론으로 공유가되면 모두 다 같이 발전된다. 이런것은 개인의 능력차이때문이 아니다. 그런 분위기.. 업무 환경에 따른 결과이다. 불편한 구식의 네모 반듯한 책상에 딱딱한 접이식 철의자를 일렬로 배치한 사무실보다 나무로 만든 곡선을 가진 책상에 등받이가 편한 회전식 의자를, 자신이 원하는 공간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것이 분명 더 좋다. 이것이 현실에서는 사무실의 공간활용의 효율성에 밀려 격자형태로 배치되지만...

가끔 나보다 한참 어린 애들하고 이야기를 해보면 깜짝깜짝 놀랄때가 많다. 내가 스무살 무렵에 배웠거나 공부해서 얻은 지식을 열살이 갓 넘은 초등학생이 이해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서른초반에 벌써 격세지감을 느끼지만, 내가 고등학교때만해도 인터넷은 정말 흔하지 않았다. PC통신이 전부였고, 밤에 부모님몰래 56000bps 모뎀으로 PC통신 접속해서 놀다가 전화요금이 엄청많이 나오던 때.. 지금 애들은 100M급 인터넷망으로 실시간으로 동영상을 보니 그 시절을 이해하겠는가... 분명 그당시에 책으로만 볼 수 있는 고급지식들은, Google, Naver에 검색하면 0.01초내에 결과를 보여주고, 동영상에 온갖 그림으로 잘 설명되어있다. 이러하니, 어떻게 격세지감을 안느끼겠는가 말이다.. 그만큼 좋은 교육컨텐츠에 노출이 되어있고, 언제든지 즉시 알아볼 수 있는 환경덕택에 그 아이들은 정확하고 빨리 배우고 자라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혼자 열심히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보단(물론 열심히는 해야하고..) 환경을 잘 이용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이렇게 알게 모르게 환경의 영향을 받고 있는데.. 환경을 개선해서 더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다면, 혼자 열심히 해서 얻는 성과 이상을 얻을 수 있을거라 본다.. 그래서, 사람들이 좋은 대학(좋은 대학들이 좋은 교육환경을 많이 가진것 같다..), 좋은 직장을 가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여기서 '좋은'의 의미가 개인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데, 여기서 '좋은'은 잘 마련되고 구축된 교육 또는 근무환경 또는 분위기이다. 절대 돈 많이주고, 장학금 많이 주는 그런 '좋은'의 의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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