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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ics/Think about

발통달린 키오스크

유난히 한국의 로봇, 특시 서비스로봇들은 몸체에 저마다 디스플레이 장치를 달고 있다. 이것을 많은 분들이 느끼고 있고, 과거에 내가 회사에 다닐때 과제때문에 만났던 청주교대 어느 교수님은 한국의 서비스로봇들을 '로보토비'라고 빗대어 말한것을 들은 바 있다.

영국 BBC의 '텔레토비'


한국에 어떤 서비스 로봇이 있을까? (동일한 플랫폼이지만, 어떤 목적의 서비스에 투입되었느냐에 따라 로봇의 이름은 바뀌어져 있는 경우가 있다.)

- 삼일 CTS와 KIST의 'VANI'
- 유진로봇의 'Cafero', 'iRobi Q',
- 삼성의 '아이마로'
- ETRI '포미', '웨버'
- 한울로보틱스의 'TIRO', 'NETTORO'
- 다사로봇의 둘리 캐릭터 로봇
- 그랜드포트 'DOWRI'
- 이디의 'ARO'
- 등등.. 외 다수..

이디의 ARO

한울로보틱스의 NETTORO

삼성의 IMARO3

한울로보틱스의 TIRO

유진로봇의 Cafero

유진로봇의 iRobi Q

다사로봇의 둘리캐릭터 로봇

삼일 CTS & KIST

ETRI의 포미

ETRI

그랜드포트의 DOWRI

동명대 TUBO


사실 터치스크린 LCD를 달지않은 로봇도 있다. 하지만, 달지 않은 로봇보다 달고 나온 로봇들이 훨씬 많다. 왜 이 로봇들은 LCD가 필요한가.. 그 역할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본다.

HRI(Human Robot Interface)가 많은 발전에도 불구하고, 사람만큼 영리하게 노이즈와 실제 명령어가 섞여있는 소리에서 명령을 정확히 걸러내서 판단하기란 어렵다. 그리고, 사람이 받아들이는 정보의 속도만큼, 로봇은 정보를 음성으로 내보내주는 속도가 느리다. 예를들면, 큰 병원에서 디스플레이나 터치장치가 없는 로봇이 사람에게 안내를 해준다고 생각을 해보자. 로봇은 그 사람이 무슨 정보를 원하는지도 물어봐야 하고, 사람이 원하는 정보를 음성으로 내보내줘야 한다. 사람과의 명령의 송수신체계가 반이중 방식(half duflex)을 가진다면, 로봇은 사람에게 명령할 것을 요청한다음, 사람이 로봇에게 명령하고, 로봇은 결과를 다시 사람에게 알려준다는 식으로 어떠한 혼선은 없을것이다. 하지만, 전이중방식(full duflex)을 가진다면, 로봇은 사람에게 명령을 요청하려고 하는 와중에 사람의 명령이 들어오고, 어떤 정보를 사람에게 알려주려고 하는 동시에 또 다른 명령이 들어온다면 어떠할까.. 로봇이 얼마만큼 자신의 목소리와 사람의 명령소리와 주변잡음을 구분하여 음성명령을 정확하게 구분하여 처리해 낼 수 있을까.. 아무래도 기술적 한계가 있어보이지 않은가?

이런 문제들때문에 음성을 이용한 HRI가 많은 로봇에 내장되어 사용되고 있지만, 그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은 것이다. 조용한 실험실, 방안에서 사람과 로봇의 1:1 상황에서는 크게 문제되지 않겠지만, 병원, 공항, 우체국.. 사람들이 빈번히 왕래하는 공공장소에서는 사실 HRI가 정상동작하게 하는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이런 문제의 대안이 LCD 터치스크린이 아니었을까 한다. 그냥 로봇같은 기계는 사람과 다르게 단순히 의사표현수단으로 디스플레이를 가질 수 있다는 점때문에 로봇에 LCD를 달고 나오는 것만은 아닐것으로 생각한다.

키오스크(Kiosk)



그렇다면, 우리가 지하철역이나 기차역에 세워진 자동판매기.. 안내 키오스크(Kiosk)와 다른점이 무엇인가? 조금 삐딱한 시각으로 본다면, 그냥 발통달린 키오스크에 불과한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이런 실험을 한번 해보고 싶다. 고정된 키오스크와 무빙키오스크(로봇)를 역내에 두고 사람들이 어느쪽을 더 많이 이용할까..라는..

단순히 무빙 키오스크라고 해서 내가 가만히 있으면 그 기계가 나한테 올 수 있으니까 좋은것 아니겠냐 할지도 모르겠다. 뭐 때와 장소, 키오스크의 정보제공 범위에 따라 달라질 수 는 있겠지만, 기차나 전철역, 공항같은 곳에 단순한 일반 정보가 아닌, 정보를 검색하고, 예약하는 서비스까지 한다고 하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자기차례에 원하는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는 기본적인 공공질서를 이것이 흐트러 뜨릴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역내 로비 한 복판에서 무빙키오스크앞에서 이용하겠다고 줄을 서서 기다린다? 쉽게 그 상황이 정상적이지는 않을것 같다. 요즘같이 스마트폰으로 모든 정보를 검색하고, 예약하고, 공유까지 할 수있는 상황에서 공공시설에서의 안내로봇이나 서비스로봇은 그 의미가 점점 없어질 것같다는 내 생각이다.

그래서, 뉴스에서 어느 장소, 어느 기관에서 서비스로봇을 놓고 운영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정상운영 되는 기간은 첫날과 매스컴에서 취재를 오는 날 뿐이고, 사실 있으나마나 한, 홍보전략으로써의 로봇이 되고 만다. 뭔가 사람들에게 미래에는 로봇이 뭔가 해줄 수 있을것으로 잔뜩 기대감을 매스컴을 통해 불어넣고는 있지만, 사실 변한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조금 삐딱하게 말하면, 한 정치가가 대통령이 되기위해 한껏 기대감을 가질만한 공약을 걸어두고 미래의 밝은 청사진을 제시했는데, 그 사람이 대통령이 되고난뒤에 온갖 거짓투성이에 그 공약시행때문에 미래가 어두워질것같은 불안감이 조성된다면, 그 사람에 대한 신뢰는 물론이요, 나라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이다.

로봇이라고 우리가 뉴스에서 보는것이 사실은 발통달린 키오스크, 발통달린 컴퓨터와 다를것이 없다면, 한국의 서비스로봇산업은  uncanny valley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저 상상만으로 로봇을 개발하고 만들것이 아니라, 이용할 사람이 누가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판단하는 것만이 어둡고 깊은 이 골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한다. 그것이 현재는 실버로봇이나 재활로봇 분야가 청소로봇 다음으로 잠깐이라도 빛을 볼 수 있는 로봇분야가 되지 않을까 한다. 즉, 로봇만이 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면 좋은 시장이 형성되리라 본다.

* 분명 본인은 모든 서비스로봇의 기능을 다 알지는 못한다. 그리고, 어떤 서비스로봇은 가정내에서만 사용되고, 어떤로봇은 공공시설에 사용되기때문에, LCD의 효용성은 로봇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일부 kiosk와 특별한 차이점이 없는 로봇들에 대해서는 차별화 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 글을 적어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