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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하루

이사




1997년 졸업과 함께.. 집을 떠나 기숙사, 하숙, 자취.. 혼자 살아온지도 벌써 13년째다..

참.. 많이 지났다.. 13년..

남들은 결혼해서 애기낳고 정착해서 알콩달콩 잘 사는데, 난 왜 이렇게 정착을 못할까...

내년이면 서른 둘..

아직 정착하지 못한 친구들도.. 내년에는 정착을 하기위해 하나, 둘.. 그 결실을 맺어가고 있는데..

난 다시 저 무거운 짐을 들고 멀리.. 더 멀리 떠돌려하니..

어찌보면.. 스스로 안쓰럽기도 하고.. 그들이 부럽기도 하고.. 내 주변사람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또 부끄럽기도 하고...


오늘 내 자취방에 있는 짐을 부모님집으로 보냈다.

때마침 내려주는 비는 날 약올리는 건가... 트럭기사 아저씨도 짐들을 보더니, "총각이 혼자서 참 욕보네..." 이러신다..

짐을 보내니 다시 그치는 비는 뭐며, 짐을 내릴때 다시 내리는 비는 뭔가... 참 우울하다..

옷 몇가지와 책 몇권에 노트북만 남아있는 자취방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D-104일.

짹깍 짹깍, 시계 돌아가는 소리밖에 안들리는 방안에서..




p.s) 그리운 20대의 자취.. 자취가 힘들다는 걸 못느꼈을때....


나 대학때는 햇반이라는건 없었다...

지금 자취생들은 그나마 이런것때문에 돈만 조금있으면 굶지는 않을듯...


대학때도 그랬지만,

술을 아주 좋아하지는 않는다...

취하기위해 마시는 것이 아니라.. 그저 분위기와 이야기와 맛을 느끼고 싶을 뿐이다..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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