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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여행

겨울의 끝 2월, 제주도 4박5일 여행기(자전거+렌터카) - 2일차 -

날짜 : 2013년 2월 20일


아침 7시 반쯤 일어났던것 같다. 같은 방에서 지내던 분들이 8시쯤에 나서야 될것 같다고 해서 그 전에 씻고 아침먹고 출발하려면 그렇단다. 난 9시에 출발할 계획이었는데, 준비하는 소리에 잠에서 깬것이다. 가장 궁금했던것은 아침 날씨. 일어 나자마자 밖에 나가보니, 바람도 거의 없고 구름 조금낀 생각보다 좋은 날씨였다. 다행이었다.


<출발전 아침 날씨는 아주 좋았다>


아침을 간단히 챙겨 먹고는 씻고 바로 게스트하우스를 나섰다. 9시가 약간 안된 시각이었다. 어제 겨우 4시간 정도 자전거를 탔지만 안장 쿠션이 너무 좋지 않은탓에 엉덩이가 아프다. 굴곡있는 도로를 넘을때마다 전해오는 그....

숙소 바로앞에 있는 성산일출봉을 한번 찍고..


<성산 일출봉>


오늘의 최소 목표는 표선. 최대 목표는 중문으로 정했다. 출발전 기대하기로는 어제만큼만 힘들면 견딜만할 것 같았다. 출발전에는 목적지까지 경사가 어떻게 될지 확인하지 않았다. 대략 60km정도 달릴 수 있을것 같아서 중문정도면 되겠다 싶었다. 결론은.. 도착하자마자 녹초가 되서 퍼질정도로 힘들었다.


<성상-중문까지 1132번 도로경로, 대부분이 오르막이다.ㅡ_ㅡ;>


구글맵에서 확인되는 것처럼 대부분 오르막이다. 이날따라 맞바람이 불어와서 완만한 내리막길에서조차 가속을 받지 못했다. 햇볕은 따가웠고, 바람은 차갑고, 길은 오르막길이 많고... 걷다 타다 걷다 타다를 반복하면서 갔다. 중간중간에 보이는 풍경만 사진기 속으로 들어오고, 박물관, 전시장 이정표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적어도 도로에서 1~2km는 내륙으로 들어가야 나오는데,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으니..


<성산 일출봉>


<4박5일 여행을 위한 단촐한(?) 짐>


<물론, 성산 일출봉>


<중문으로 가는중>


<서귀포까지 39km남은 지점, 자전거 도로는 차도 옆으로 따로 되어있다.>


자전거 전용 도로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도로옆으로 저렇게 길이 잘 마련되어져 있다. 도로중심과는 다르게 도로면이 깨져서 생긴 파편이나 작은 돌맹이, , 자동차 사고파편들, 빗물 웅덩이가 중간중간에 있다. 날카로운 파편에 자전거가 펑크가 잘 날 수 있을것 같다. 이동중 주의가 필요하다. 가다가 펑크나면 대략 난감한 상황이 벌어진다. 콜택시를 불러서 자전거를 싣고 수리점까지 가거나, 자전거를 끌고 직접 걸어서 가거나 해야하니.. 그 비용이 자전거 대여료보다 비쌀지도 모른다.


<완전 무장>


자전거 라이더들이 입는 수트나 핼멧은 쓰지 않았다. 저렇게 멀티마스크를 쓰고 모자를 쓰고 8시간을 주행하면, 밖으로 드러난 피부만 탄다. 썬크림의 필요성을 느낀다. 평상복차림에 파카만 입은터라, 땀 배출은 안된다. 중간중간에 쉬면서 식혀주거나 숙소에가서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


<초등학교 뒤로 보이는 한라산의 모습, 이국적인 모습>


<간혹 나온다. 8도 경사도로.. 욕나온다.>


<제주 월드컵경기장>


어느덧 제주 월드컵경기장에 도달. 예전에 한번 봤기때문에 그냥 사진만 찍고 패쓰..

9시쯤에 출발하여 오후 5시반경에 중문에 도착했다. 점심도 간단히 빵 한조각만 먹고 8시간을 달려서 도착했다. 그때쯤에 완전 녹초가 되었다. 숙소를 잡아야 하는데, 너무 피곤해서 게스트하우스에 들어가기에는 같은 방을 사용할 여행객이 괜히 거슬릴것 같았다. 편하게 샤워하고 그냥 방에 퍼져 자기를 원했기 때문에.. 그래서, 인근 모텔에 들어가기고 마음을 먹고, 인근에 살펴보니 '천제모텔'이라는 간판이 보여서, 그곳으로 들어갔다.


<중문동 천제모텔 위치>


- 천제모텔 : 3만5천/1박 (원래는 4만원 이지만, 깎아서 3만5천. 3만원까지 가능할지도...)

- 중문관광단지 특성상 가격이 다른 지역보다 비싼편 인것같음. 실내는 여관수준. 하지만, 식당과 편의점이 가까이 있다는 것과 혼자 편하게 쉬기에는 괜찮음.

- 평점 : ★★☆☆☆


<천체모텔 온돌방 실내 모습>

<욕실>


이렇게 이틀째는 어디 관광지는 들리지도 않고 8시간동안 달려와서, 숙소에 도착. 이날은 너무 힘들어서 일찍 잠에 들수밖에 없었고, 자전거 여행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 시작하였다. 멀리까지와서 자전거를 타고 운동할 필요는 없을거라는 생각. 아마도 누군가 내 주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제주도를 일주하겠노라고 한다면, 다시 생각해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자전거는 동네에서도 타도 된다고... 고생하면 기억에 많이 남는다지만, 자전거는 생각만큼 낭만적이지 않다고..

돈은 돈대도, 힘은 힘대로, 사진은 도로사진 밖에 없고...